네이버쇼핑이 고급 정보를 셀러들에 개방한 건 중국 e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는 수성(守城) 전략이다. 알리는 작년 10월부터 한국 브랜드 상품 전용 판매관 ‘K베뉴’를 개설해 셀러를 끌어들이고 있다. 입점·판매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오픈마켓에선 수수료가 매출인데, 이를 포기하고 셀러를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알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수료 제로’ 혜택을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알리는 최근 신규 셀러에 ‘1 대 1 컨설팅’을 해주는 등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도 내놨다.
한·중 e커머스의 셀러 쟁탈전은 셀러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게 사업 모델인데, 사람들이 좋아하고 익숙한 브랜드를 많이 유치할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국 e커머스는 수수료 인하, 물류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알리에 맞서고 있다. 국내 e커머스 2위 자리(월간활성이용자 기준)를 알리에 내준 11번가는 상품 보관부터 배송, 교환, 반품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 ‘슈팅셀러’를 시작했다. 중소 셀러들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대신 해줘 셀러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다. 쿠팡도 향후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2026년까지 부산 광주 울산 대전 등 8개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 센터를 지어 셀러들의 판로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카메라, 게임기, 스마트폰 등 3개 카테고리의 판매 수수료를 기존 9%에서 5%로 낮췄다.
알리가 한국 셀러 모집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산 초저가 이미지가 너무 강한 영향도 있다. 한국의 영화, 드라마, 음악 등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셀러를 대거 유치하면 다른 해외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알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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